딸기를 먹다
전 숙詩
어미의 심장이 열매가 되었다
누구의 허기인들 무심할 것인가
날카로움을 발라낸 살집은
상처 입은 칼날에도
어린 양의 울음소리처럼 순하다
그 속내를 열어보면 기도하는
모성이 촛불처럼 타올라
외로운 아기별
하얀 젖줄을 꼭지연처럼 물고 있다
살붙이처럼 익숙한 빛깔에
한눈에 젖어드는 목마른 입술
또한 가장 은밀한
그리고 오롯이 아름다운
아, 그녀는 그 수려한 얼굴에
무슨 짓을 한 것이냐
촘촘히 찍혀있는 마마자국
대낮처럼 드러내놓고
눈물겹도록 애잔한 것들을 위해
흉터마다 씨앗 같은 눈물이 박혀있다
먼데로 자식 떠나보낸
어미의 마음이 달게 익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