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향, 그가 돌아왔다* *전숙* 와락,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헐레벌떡한 그의 숨소리 익숙한 체취 출렁거리는 파도가 기억의 바다를 두레박질하고 나는 달뜨고 만다 하여도 돌아보지 않겠다 모르는 척 뜸을 들이리라 슬몃 애간장 태우리라 눈바람을 헤치며 달려온 길바닥의 굴곡이 등뼈에 사무쳤을까 그는 한번에 나에게 건너오지 못하고 서너 번을 주저앉고 만다 기다리는 나를 위해, 영혼까지 씻어줄 맑은 향기를 빚느라 편지 쓸 촌음도 아꼈을 고통의 시간이었으리라 나는 돌아서서 육신의 창문을 죄다 열어젖히고 향기의 초침까지 들이마신다 내 기다림에 통곡 같은 그의 노동이 오롯하게 스며들도록.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