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
- 전숙-
안개가 자욱하였다
두리번거리던 향기는
숨 막히는 그리움을 가루 내어
햇빛오라기로 흩어낸다
흔적을 지워낸 발자국에
마음만 무성하던 막막함은
날선 가시를 마디마디 얼러서
제 허벅지를 찔렀으리라, 찔레꽃
아픔이 명치끝까지 물결치면
만만한 어둠 한 자락 깊숙이 베어 물었으리라
어둠의 혓속에 남아있는 핏빛의 척애隻愛!
절로 붉어진 마음을 제 힘껏 다독였으리라
다가가고 싶은 만큼의
절규가 돋아난 가시를
제 몸에 두르는 처연함으로
뻗어가는 갈증을 이겨냈을까
오월의 고독한 눈물이 영글어
마음을 비워낸 계절에
잎을 죄다 떨어뜨린 나신에서
시뻘건 심장이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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