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민중항쟁 희생자 27 주기 추도식 추모시--국립묘지 추도식에서 )
꽃과 꽃 사이의 오월-전숙
5·18 광주 민중항쟁 27돌 앞둔 망월동
<한겨레 광주/김진수 기자 사진>
꽃과 꽃 사이의 오월
전숙
어느 햇새벽, 꽃과 꽃 사이 이슬바다에 떠있는 눈물을 만났습니다 얼마나 아팠을까 눈물을 거두어 흉터에 묻어둔 옹이를 만져보았습니다 짓이겨진 꽃잎에 남겨진 것 처절하도록 선명했던 핏자국은 어느새 잦아들고 타오르는 혼불 속에 빛나는 민주의 영실永實! 분노의 꽃비가 울컥울컥 내리던 시련의 날에 가슴과 가슴을 엮은 꽃들끼리, 맨주먹으로 빚어낸 영원히 썩지 않을 민초들의 열매였습니다 그날의 꽃들은 뒷짐 진 구경꾼이 결코 아니었습니다 버선 속까지 뒤집어 나눈 선한 이웃, 가시면류관에서 솟구치는 보혈이요 뿌리째 뽑혀도 뽑혀도 혼으로 버틴 이 땅의 주인이었습니다 희망이 부러진 등걸에 움터오는 새순처럼 통곡을 넘어선 부활의 꽃씨였습니다 누리 누리에 그날의 꽃씨, 꽃씨가 눈떠 황폐한 자갈밭은 평화의 꽃길이 되고 덩실덩실 걸어온 꽃들을 얼싸안고 춤추는 오월의 햇귀가 다숩습니다 환한 웃음소리 백두대간 줄기 줄기 적시며 향그러이 퍼져갑니다 (나는 일없다) 당신의 고단한 한숨은 한사코 손사래 치시며, 풀잎의 작은 설움도 살갑게 보듬어주시던 우리 어머니들 잔주름 고랑마다 봉긋 피어나는 고흔 웃음꽃입니다 꽃이여, 고통의 눈물을 화해의 웃음으로 피워낸 장한 꽃이여 승리의 잔을 들어 하늘 푸르게 환호할 축제의 날이여 눈부신 장미의 몸으로 오늘 다시 오신 당신과 우리 모두의 피 끓는 오월이여, 핏속에서 피워낸 자유의 꽃이여!
*5.18 27주기 추모시 작자-전숙(1955~ 장성출생).
광주 전남여고.전남대/동신대학교 대학원 졸 시인.수필가/시사랑사람들 동인시인/백석카페 회원
*오는 5.18 국립묘지 추도식에서 많은 분들이 참가한 가운데
추모시로 낭송,헌정할 <전숙시인>님의 추모시입니다
다시 이날이 오면 몸서리쳐지는 '광주의 날'이다.
"독재 종식"을 외치면서 가장 자유롭고 평화로운 민주주의를 외치던
"시민"에게 잔인무도하게 총칼과 탱크로 진압한 신군부 세력들,
수많은 민초들이 '압제'의 총과 칼, 몽둥이로 진혹하게 학살 되었다,
최후까지 저항한 도청의 시민본부 민초들은 전방에서 빼낸 신군부의
사단 병력에 무참히 학살 되었다.그들은 개선군인 양 광주를 살륙했다.
민주주의를 살해 했다. 광주는 아무런 말을 못했다.
울음을 삼킨 죽음의 바다였다. 숨을 죽여야 하는 17년간은 고통의 역사였다.
광주를 죽이고 권력을 찬탈한 향연은 부귀와 권세와 영화 자체였다.
누구는 장관이 되고.뭐가 되고, 따르는 많은 이들이 출세했다.
그들은 전승군이였고, 영웅심에 도취되어 영화를 꿈꾸는 비뚤어진
역사는 너무도, 느리게, 느리게, 광주의 아픔을 치유하였다.
6월 항쟁을 거치고 수많은 학생들이 피 흘리고 난 뒤에야 대통령 직선제와
민주 정부를 쟁취했다. 거의 사분의 일 세기가 이르러서야 명예를 회복한
광주 영령들..민초들은 이런 것들이 힘들고 너무도 멀었다, 통일도 멀고 삶의
시대성은 멀어지려 하고, 그러나, 좌절해서는 안된다.
세계를 향한 대한민국과 민족의 부흥, 번영을 약속하면서 민족은 전진한다.
통일을 위한 우리 민족의 힘도 스스로 비축해간다. 그 잔당들이
실정으로 남기고간 IMF(imf) 환란으로 아직도 빚과 사채, 고통의 늪에서 헤매는
수많은 민중들이 가난으로 운다, 그러나 이를 악물고
내일을 믿고 산다. 민족이여, 전진하자, 과거를 망각하자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새겨 미래의 민족으로 전진하자.
국민이여, 가난과 분열의 시대를 우리 모두 힘 모아 종식시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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